Cho Ji Hoon
In the Field of Weeds
I walk in a meadow where the wind blows.
If I didn’t quiver, the wind would have no sound.
The wind laughs, blows my hair and my sash.
The sound is, doubtless, my soul discreetly becomes the wind.
Wherever I go, new blades of green poke their heads up.
I can’t move like the wind, without stepping on them.
I throw a pebble into the wind. Soon, it falls to the ground.
Since I am waiting for my beloved’s return
I always remain here.
I fall into the field of weeds.
Like the pebble, when thrown to the sky
cannot stay there; love has no regret.
Whatever crime I have committed
I bare the punishment for it to the end.
Oh, alone with my longing, my soul goes with the wind.
풀밭에서
바람이 부는 벌판을 간다. 흔들리는 내가 없으면 바람은
소리조차 지니지 않는다. 머리칼과 옷고름을 날리며 바람이
웃는다. 의심할 수 없는 나의 영혼이 나직이 바람이 되여 흐르는 소리.
어디를 가도 새로운 풀잎이 고개를 든다. 땅을 밟지 않곤
나는 바람처럼 갈 수가 없다. 조약돌을 집어 바람 속에 던진다.
이내 떨어진다. 가고는 다시 오지 않는 그리운 사람을
기다리기에 나는 영영 사라지지 않는다.
차라리 풀밭에 쓰러진다. 던져도 하늘에 오를 수 없는
조약돌처럼 사랑에는 뉘우침이 없다. 내 지은 죄는 끝내
내가 지리라.아 그리움 하나만으로 내 영혼이 바람 속에 간다.
published in Interim, volume 39, issue 02 (2022)